목자칼럼

260524 체코, 우연이 아닌 우리의 자리

관리자 등록일 : 2026. 5. 24.

체코, 우연이 아닌 우리의 자리 지난주 일요일, 7년 만에 체코교회와 함께 연합예배를 드렸습니다. PPT 화면에 한국어와 체코어가 함께 흐르는 동안,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로 찬양하고 기도했습니다.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하나라는 것, 그리고 이것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재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체코라는 땅에 살게 되었을까?" 누군가는 학업을, 누군가는 사업을, 또 누군가는 가족을 따라 이곳에 왔을 것입니다. 각자의 이유는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한 가지를 압니다.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요. 사도행전 17장 26-27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가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셨으니 이는 사람으로 혹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은 우리 각자가 어디에 살게 될지를 이미 정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단순히 살아가는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을 발견하고 증거하는 선교의 현장입니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선교지입니다. 편안하게 쉬다 가는 곳이 아닙니다. 체코는 유럽에서 가장 복음화율이 낮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무신론자가 70%가 넘는 이 땅에서, 우리는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은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교회가 곳곳에 있지만, 이곳에서는 복음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우리 옆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동료들, 이웃들,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더욱 절실합니다. 이 땅을 깊이 알아야 합니다. 그들의 역사를, 아픔을, 영적 갈망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 조국을 위해 기도하듯이,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간절하게 이 땅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얀 후스의 영적 후손입니다. 600여 년 전, 성경의 진리를 외치다 화형당한 체코의 종교개혁자 얀 후스. 루터보다 100년 앞서 "오직 성경"을 외쳤던 그의 피가 이 땅에 뿌려졌습니다. 그 믿음의 유산을 이어받은 우리가, 지금 이 땅에서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한국에서는 교회가 복음을 전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교회임을 더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삶이 복음이고, 우리의 말이 증거입니다. 이것이 우연이 아닌 우리 자리에서 해야 할 일입니다. 이원희 담임목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