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018 "모이지 못할 많은 이유, 모여야 할 하나의 이유"
"모이지 못할 많은 이유, 모여야 할 하나의 이유"
우리 교회의 첫 예배를 기억합니다. 영어학원 교실 하나를 빌려 십여 명이 둘러앉았습니다. 강대상도 없었고, 찬양 반주도 변변치 않았고, 예배가 끝나면 서둘러 책상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모이지 못할 이유가 참 많았습니다. 공간도 마땅치 않았고, 사람도 적었고, 다들 이 땅에서의 삶이 버거웠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모였습니다. 예배해야 했고, 함께 기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 하나면 충분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교회가 자랐습니다. 감사하게도 함께 예배하는 가족이 많아졌고,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었고, 섬기는 손길도 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저 자신을 돌아보다가 부끄러운 것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모이지 못할 이유를 찾는 데도 익숙해졌다는 사실입니다.
공간이 애매해서, 다들 바빠서, 퇴근하면 피곤해서, 아이들 숙제 때문에, 거리가 멀어서. 하나하나 다 맞는 말입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이유들을 나열하다 보면 마음이 점점 작아졌습니다. 할 수 없는 이유는 늘 충분했고, 해야 할 이유는 늘 뒤로 밀렸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유를 세는 동안 정작 하나님께 묻는 일은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권면합니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 10:25). 모이지 않는 것도 습관이 된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의 사정이었는데, 어느새 익숙한 습관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형편이 될 때 모이라고 하지 않고, 서로 권하며 더욱 모이라고 합니다.
한마음 가족 여러분, 우리 삶에는 여전히 모이지 못할 이유가 많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러나 첫 예배를 드리던 그 교실에서 우리가 배운 것이 있습니다. 모일 이유는 여러 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함께 서야 한다는 이유 하나, 함께 기도해야 한다는 이유 하나면 충분합니다.
오늘 예배의 자리에 나오신 걸음도 그런 결단이었을 것입니다. 피곤한 몸으로, 바쁜 한 주를 뒤로하고 이 자리에 오셨습니다. 그 걸음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실 줄 믿습니다. 이번 한 주, 못 할 이유보다 해야 할 이유 하나를 붙드는 한마음 가족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원희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