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칼럼

261004 "서로 찌르고 찔리며"

관리자 등록일 : 2026. 10. 4.

"서로 찌르고 찔리며" 말씀을 준비하며 서두에 사용한 예화 고슴도치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 제 마음이 제일 많이 찔렸습니다. 강단에서 "가까이 살면 반드시 찔립니다"라고 말하는데, 그 말이 성도님들보다 저에게 먼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십여 명이 영어학원 한 공간을 빌려 첫 예배를 드리던 날을 기억합니다. 그때는 함께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만 하면 모든 게 좋아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식구가 많아질수록 기쁨도 커졌지만, 찔리는 일도 함께 늘었습니다. 마음을 다해 정을 준 사람이 생각보다 쉽게 떠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민 사회에서는 만남과 헤어짐이 잦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간 뒤 연락 한 번 없는 지체들을 떠올리며 "그래, 잘 살고 있겠지" 하면서도, 마음 한쪽에서는 서운함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저도 고슴도치처럼 생각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너무 깊이 마음 주지 말자. 적당히 거리를 두자." 그런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찔린 사람만 저였던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쳐 버린 얼굴, 충분히 들어 주지 못한 이야기, 내 생각이 맞다고 밀어붙였던 순간들. 저도 누군가에게는 가시였을 것입니다. 제가 받은 서운함은 오래 기억하면서, 제가 준 상처는 쉽게 잊고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붙든 말씀이 솔로몬 성전의 돌이었습니다. 돌은 혼자 예뻐지려고 깎이는 것이 아니라 옆 돌과 맞물리기 위해 깎인다는 것. 하나님은 제가 찔렸던 그 자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자리에서 제 모서리를 다듬으셨습니다. 떠난 이들 때문에 서운했던 마음은, 지금 곁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하는 은혜가 되었습니다. 목사가 되어서도 여전히 다듬어지는 중이라는 것이 부끄럽지만, 한편으로는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부족한 목사 다듬기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이 지면을 빌려 고백하고 싶습니다. 혹시 제 말 한마디, 제 무심함 때문에 찔리셨던 분이 계시다면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저를 오래 참아 주시고, 부족한 목사를 밑에서 받쳐 들어 주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회가 여기까지 온 것은 누가 잘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가시에 찔리면서도 손을 놓지 않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일, 우리는 체육대회로 모입니다. 이인삼각 게임을 저도 하게 될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짝의 보폭부터 살피겠습니다. 여러분도 꼭 그러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직 잘 못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합니다. "주님, 제 마음부터 풀어 주세요." 먼저 낮아지신 예수님을 따라, 조금 느려도 우리 함께 한 걸음씩 맞춰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 이원희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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